21억 유저의 AI와 나의 AI
AWS 행사에서 삼성계정 에이전틱 AI 발표를 듣고 든 생각.
삼성계정 팀이 21억 유저 인증 인프라에 에이전틱 AI를 도입한 이야기. 공격 감지나 리전 인프라 이슈 같은 데서 이걸 와치독이 아니라 에이전트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했다. 실제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건지, 제언을 해주는 건지, 발표만으로는 그 경계가 잘 안 보였어서 갑작스럽게 의문이 들었다.
기억에 남은 문장 중 하나는,
인간이 할 일은 방향을 정하고, 계획을 검증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 AI가 할 일은 그 의도를 받아 코드와 테스트를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이 둘이 따로 놀지 않도록 두 영역 사이에 컨텍스트가 끊김 없이 흐르게 만드는 것.
최근에 가장 공감하는 프레임이다. 의도와 실행의 분리. 다만 이건 엄청 많은 사용자가 매일 접속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조직의 이야기이고, 나는 개인 프로젝트에서 AI를 쓰는 사람이라, 상황이 많이 다르다. 내 경험에서는 의도와 실행이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 AI랑 대화하다 보면 처음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질문을 주고받다 보면 의도 자체가 바뀌기도 하니까.
발표자가 20년 전 얘기를 했다. AWS가 처음 나왔을 때 데이터센터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클릭 몇 번으로 VM을 띄우는 걸 보면서 엔지니어들이 일자리를 잃을 거라 생각했다고. 근데 20년 지나보니 SRE랑 DevOps로 진화해 있더라고. 이번 AI도 그럴 거라고. 나도 비슷하게 생각하긴 하는데, 예전과 지금 사이에 그렇게 큰 변곡점이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AI가 인간의 장기기억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컨텍스트 문제가 풀리기 전까지는 아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이 흐름에서 FOMO가 오는 사람이 많을 텐데, 거부감보다 위험한 건 남들이 이렇게 써야 한다는 걸 그대로 따라가는 거다.
각자가 살아온 방식과 생각과 서사가 다르듯이 AI를 활용하는 관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정답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지금 트렌드에서, 자기 방식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걸 AI라는 도구를 통해 투영해봤으면 좋겠다. 나는 그래서 내 개인 프로젝트에서 내 방식대로 써보고 있다.
이 글은 AWS Summit에서 삼성전자의 에이전틱 AI 발표를 듣고 쓴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