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를 쓰게 만드는 건 도구가 아니다
라포랩스 AX팀 발표를 보고. 비개발자에게 AI를 쓰게 만드는 건 기술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다.
라포랩스 AX팀에서는 비개발자 구성원들에게 AI 활용을 시키려고 했다. 처음에는 “클로드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라고 안내해봤지만, 쓰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그래서 AX팀은 직접 도구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코드를 치는 게 아니라 버튼만 누르면 되는 배포 화면을 짰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웹서비스처럼 GUI 기반으로. 매일 오후 2시에 클릭률이 낮은 배너를 자동으로 찾아서, 담당자에게 “이거 교체 필요합니다” 하고 대안 이미지까지 붙여 보내주는 도구도 있었다. 디자이너가 피그마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연어로 상품 페이지를 작업할 수 있게 커스텀 피그마 플러그인을 만들었고, 회의가 끝나면 사라지는 맥락을 잡으려고 녹음부터 전사, 요약까지 슬랙에 자동으로 올려주는 것까지 붙였다.
이런 식으로 구성원들이 알아서 필요에 따라 에이전트를 만들게 하는 방법론 대신 AX팀은 회사 제품의 고객을 대하듯 사내 구성원을 고객으로 대했다. 그들의 시점에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려 했고, 그래서 라포랩스의 AX 전환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부분 알면서도 실수하는 것이 바로, 만드는 사람은 쓰는 사람이 어느 정도 알아서 적응할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도구만 제공하면 알아서 쓸 거라고. 근데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건 익숙한 환경, 익숙한 형태, 이미 손에 붙은 도구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건 사내 AX 도입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에이전트 시대에 사용자를 데려오려면 “이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지금 어떤 화면을 보고 있고 어떤 버튼을 누르는지부터 봐야 한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다. 항상 그랬듯이 사용자의 니즈에 맞추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이 글은 AWS Summit에서 라포랩스의 AI 플랫폼 개발기 발표를 보고 쓴 기록입니다.